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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어제 분기 실적 보고서 쓰느라 밤늦게까지 일했더니 오늘 몸이 많이 힘드네요. 팀장님께 말씀 드리고 반차라도 낼까 봐요. 

선배: 나도 지난주에 거의 매일 야근하다시피 했다니까. 그런데 오전에 안 좋았다가 오후에 또 괜찮아지고 그러더라고. 커피나 한잔 마시러 가자.


회사에서 흔히 하는 대화일 텐데요. 이 대화에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선배의 반응인데요. 후배는 몸이 힘들어 반차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선배는 그 말을 ‘묵살’합니다. 선배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하겠지만 후배 입장에서 보면 명백한 묵살에 해당됩니다.

 

전문가들은 선배의 이 같은 반응을 가리켜 '전환 반응(shift response)'이라고 하는데요.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로 전환시켜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이런 식의 반응을 무심코 많이 하는데요. “어제 우리 애가 친구랑 싸우고 왔지 뭐예요.”라는 말을 듣고는 “말도 마세요. 저희 집 애는 일상이에요.”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죠. 


그럼, 우리는 왜 이처럼 전환 반응을 하는 걸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누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래서 ‘힘들다’는 말을 꺼낸 상대가 공감 받고 위로 받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이에 집중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상황과 경험에 결부시키게 되는 거죠. 사실 이러면 상대는 나와의 대화에서 기대했던 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대화를 해야 할 가치를 잘 못 느끼게 됩니다. ‘또 자기 얘기할 게 뻔한데’라는 마음이 생기는 거죠.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쌓기 원한다면 대화의 주인공을 누구로 해야 할지 판단이 제대로 설 겁니다. 

 


전환 반응의 또 다른 종류로 충고나 조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라는 말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하는 직장인들은 대부분 그런 거 같아요. 귀찮아하지 말고 중간중간 자주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니까요. 요즘 인기 많은 유튜브 동영상도 있어요.”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입니다. 물어보지도 않은 걸 얘기를 하는 거죠. 이는 ‘선생님이 되려는 욕구’를 참아내지 못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요? 많이 아파요?”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일인데 말이죠. 

 


전환 반응과 반대로 상대에게 호기심을 갖고 상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반응은 '지지 반응(support response)'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맞장구를 쳐주거나 질문을 하는 건데요. 이런 리액션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아나운서 이금희씨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최고의 지름길은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15년간 1,500 여명의 학생과 티타임을 했는데 이때 주로 했던 말은 “그랬어?”, “힘들었겠다!”, “잘했다!” 이렇게 딱 3가지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적절한 지지반응을 통해 ‘늘 대화하고 싶은 동료’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미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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