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전 그려진 명화들이 지금까지도 생생한 색을 유지하며 보관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림 위에 발라진 보호제인 바니쉬(Varnish) 덕분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바니쉬를 조심스럽게 제거해 보면 그림의 색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원래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바니쉬가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색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함께 알아봅시다.
1. 보호막을 만드는 바니쉬!
우선 바니쉬란 니스라고도 불리며, 목재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표면을 처리할 때 사용되는 투명한 도료입니다. 일반적으로 합성 수지, 기름, 알코올 등으로 만들죠.
이 중 합성 수지는 건조 후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목재 가구, 바닥재, 공예품 등의 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외부 충격과 오염, 습기 등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2. 바니쉬를 그림에 바르는 이유
그림에 바니쉬를 바르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요. 바니쉬는 마르면 투명한 막을 형성해, 그림을 먼지나 습기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며, 색채를 더욱 선명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바니쉬는 방습성과 일정 수준의 차단성을 지니고 있어 공기 중의 습기나 산소가 직접 그림에 닿는 것을 차단하는데요. 이로 인해 화학적 산화 반응이나 물감의 변질, 부식을 늦추는 것을 돕습니다.
3. 탁해지는 색의 원인?
하지만 바니쉬가 발린 작품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점점 노랗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빛과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노랗게 변색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먼지와 오염물이 작품 위에 축적되면 색이 전체적으로 탁해지곤 하는데요. 이를 막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바니쉬를 제거하고 새로 덧발라 작품의 본래 색을 유지합니다.
4. 작품에서 납이 검출됐다
오래전에도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사용됐었는데요. 렘브란트의 대표작 '야경'에는 습기 방지와 보존을 위해 그림 전체에 얇은 납 기름층이 발라져 있었으며,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보호층 중 석영과 점토로 이루어진 층 아래에 납이 풍부하게 포함된 층도 있었습니다.
또한, 바니쉬와 건조제로 사용된 아마씨유, 양귀비유 등의 성분이 공기 중 황화수소와 반응해 ‘황화납’이 생성되면서, 그림 전체가 점차 어두워지는 현상이 나타났죠.
5. 작품 보존을 위한 기술!
현재에도 다양한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작품을 보존하고 있는데요. 온도와 습도, 빛을 조절하는 환경 제어 시스템부터 UV 차단 유리, 미세기후 프레임 같은 보호 장치가 사용됩니다.
X선이나 적외선 촬영, 레이저 클리닝, 나노 소재 코팅 등 과학적 기법을 활용해 손상된 부분을 정밀하게 복원하고 작품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처럼 보존과 복원 작업은 단순히 바니쉬를 덧바르는 수준을 넘어, 작품의 구조와 재료까지 분석하며 장기적인 안정성을 고려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명화 한 점을 오랜 세월 동안 온전하게 보존하는 일은 단순히 작품 위에 무언가를 덧바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한 보존 기술과 세심한 관리, 그리고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죠.
우리가 지금 감상할 수 있는 수백 년 전의 예술 작품들은, 바로 그런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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