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람과 꼭 친해져야 하나요?”란 질문에 누군가는 ‘한 팀인데 친해져야지! 1박 2일 워크숍이라도 가자!’고 외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회사에서 일만 하면 되지 왜 이렇게 친해지려고 안달이야?’라며 볼멘소리를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회사의 진짜 복지는 좋은 동료다’, ‘팀원들끼리 친할 때 성과가 더 좋다’ 라는 말,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리더십 컨설턴트 톰 래스는 ‘직장에 절친한 친구가 있으면 보통 사람보다 몰입도가 7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직장 동료들과의 끈끈한 유대적 관계가 업무 효율과 직장만족도를 높인다는 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습니다. 문제는 ‘직장에서 친함의 기준은 무엇인가’입니다. 우리의 업무 성과에 도움이 되는 ‘친밀함’은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회사에서 필요한 친밀감은 ‘사적 친밀감’이 아닌 ‘업무적 친밀감’입니다.
먼저, ‘사적 친밀감’과 ‘업무적 친밀감’을 구분해야 합니다. 사적 친밀감이란 ‘개인적인 고민까지 숨기지 않고 나누는 가까운 사이’를 뜻합니다. 반면에 업무적 친밀감은 ‘업무적 고민, 문제 등을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는 동료 사이’입니다. 회사에서 친한 사이라고 해서 일상의 친구처럼 개인 사생활까지 나눠야 할 필요는 없단 의미죠.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요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한 회사의 고 팀장님은 이 대리의 운동 방법을 듣고는 ‘문화 충격’에 빠졌습니다. 친구들과 매일 러닝(running)을 한다고 해서 ‘누구랑 해?’라고 물어봤더니, SNS를 통해 만난 러닝 메이트(running mate)와 각자 뛰고 싶은 곳에서 달리고 인증을 하는 방식으로 한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한 날, 한 시에 다 같이 모여 등산을 해야 친해진다고 생각했죠. 요즘은 다릅니다. 각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산을 오른 후 SNS에 ‘#등산스타그램’ 등의 ‘같은 해시태그’를 써서 게시물을 올립니다. 그렇게 서로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친구를 맺고 가까워집니다. 나의 직업, 개인적 고민 등을 나누는 친구 사이가 아니라서 부담 없고 공통의 관심사가 있으니 더 빠르게 친해집니다. 관심사 위주로 여러 개의 커뮤니티에 들어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요즘의 방식입니다. 가끔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만나지 않고서도 온라인상으로 충분히 친밀함을 유지합니다.
이런 방식에 익숙한 구성원들에게 ‘다 같이 모여’ 하자는 문화를 강요한다면? 불만을 갖게 될 수밖에 없겠죠. 그럼 친밀감을 쌓는 ‘요즘’ 방식을 조직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사생활 등과 관련된 개인적 질문은 피하시고 아래과 같은 질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세요.
- 가장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무엇인가요?
-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뭔가요?
- 당신의 업무적 강∙약점은 무엇인가요?
-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뭔가요?
-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업무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요?
업무적인 측면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서로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친밀감이 쌓입니다. 예를 들어, 나와 같은 커리어 목표를 가지고 있는 후배가 있으면 커리어 경험이나 내가 아는 지식을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업무의 걸림돌이 되는 동료가 있다면 나의 노하우를 나누면서 가까워질 수도 있겠죠.
이렇게 업무적 친밀감의 관점에서 상대에게 다가간다면, 어떻게 회사 사람과 친해져야 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애써 질문 리스트를 고민하면서 동료와 어색한 시간을 보낼 걱정도 할 필요 없습니다. 서로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업무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친구를 만들까, 차라리 ‘아싸’가 되어 볼까? 라는 고민 대신에 ‘업무적 친밀감’을 쌓자!’ 란 생각으로 동료에게 다가가 보세요. 서로에게 부담은 없지만, 업무 성과를 내는 데는 도움이 되는 Win-Win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겁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예슬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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