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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기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죠. 계속해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들이 출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과연 코로나19는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러한 궁금증에 설득력 있게 미래를 예측하는 면역학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KAIST 면역학 교수인 신의철 교수가 예측하는 미래를 소개합니다.

백신을 통해서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백신을 맞는 이유는 중화항체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중화항체란 어떤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그 바이러스에 결합해서 활성을 저해하는 항체를 말하죠. 그래서 코로나19백신을 맞고 나서 중화항체가 생기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더라도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중화항체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변이 정도에 따라서 새롭게 나타난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어 변이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지 못할 수도 있죠. 그렇다면 변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요?

최근 이 질문에 해답이 될 만한 매우 흥미로운 보도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일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는 없었지만 질병이 중증으로 가는 것은 줄여준다는 것이죠. 예방 효과가 없었다는 말은 변이 바이러스에 막는 중화항체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인데 어떻게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고 가볍게 지나갈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T세포' 덕분입니다. T세포는 항체와 함께 면역반응의 양대 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지만 세포로 이미 침투한 바이러스들에는 항체가 작용할 수 없는데 이때 T세포가 작동하여 바이러스가 침투된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죠. 즉 감염된 세포 자체를 없앰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주기 때문에 중증으로 가지 않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즉 백신을 맞으면 항체를 형성해서 예방하는 효과 이외에 부가적으로 T세포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하나 소개합니다. 그것은 코로나19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의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아마도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셈이어서 단백질 구성에도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자주 걸렸던 사람은 비슷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T세포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을 '교차면역반응'이라고 합니다. 

물론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반드시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더 약하게 지나갈 거라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T세포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조금은 걱정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화항체와 T세포는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인식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단백질에서도 좁은 한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T세포는 바이러스 단백질 내에서도 여기저기 다양한 부분을 인식할 수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변이가 생긴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이 바이러스가 T세포의 감시망을 완전히 빠져나가기는 어렵죠. 기존의 백신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T세포의 작동은 일으킬 수 있어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고 빨리 회복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T세포 이론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개발되어 있는 백신을 전 세계적으로 접종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변이 바이러스는 만들어 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또 발 빠르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내야 하죠. 그렇게 끝없는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T세포를 더 잘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특히나 평소에 감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백신으로 T세포를 더 강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코로나19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치명률은 점차 낮아지면서 가벼운 감기의 일종으로 인류와 함께 지내게 되리라는 예측이 가능하죠.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집단 면역이 생기기 전까지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방역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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