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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당신도 연차가 있는데 어떻게 이 정도 아이디어 밖에 안 나오냐? 내가 또 나서야 하는 거야? 오늘 제대로 한 수 배워보라고…”

선배의 면박에 후배는 고개만 푹 숙이게 되는 이런 상황, 낯설지 않을텐데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연륜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이죠. 나를 넘어서는 후배는 없는 것 같이 느껴지고 그래서 자꾸 이것 저것 가이드를 주는 일이 많다면 지금 당신은 이 강박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만약 선배가 이러면 후배의 선택은 두가지 중 하나겠죠. 정반대의 선배, 즉 후배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잠재력을 폭발시켜줄 다른 선배를 찾아 떠나거나, 아니면 지금 선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편한’ 직장생활에 안주하는 겁니다. 후배의 선택이 어느쪽이든 선배는 힘들어지겠죠. 생각과 고민은 본인이 전담하게 되고 조직의 성과는 자신의 역량 수준을 뛰어 넘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 어떡해야 할까요?

 

답은 ‘질문’하는 습관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태도로 후배들에게 생각을 묻는 겁니다. 그럼, 선배들 십중팔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질문을 해도 묵묵부답이거나 답이 신통찮으니까 차츰 질문을 안하게 되고 가르치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먼저 선배의 질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를 들고 온 후배에게 “이 보고서에서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지?”라고 물었다고 가정해보죠. 후배는 선배가 자신의 의견을 묻는 게 아니라 추궁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평소 “보고서는 말이야, 이렇게 쓰면 안되고…”라며 한껏 선생님 모드를 취했던 선배가 오늘 다짜고짜 질문을 하면 후배는 ‘갑자기 왜 그러시지? 정말 심각하게 마음에 안 들어서 이러시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즉, 정답을 따져 묻는 테스트를 받는 상황으로 느끼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선배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선 의도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가령, “그동안 내가 당신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서로 의견을 교환해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테니 오늘은 먼저 당신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해”라고 시작하는 겁니다. 조금 낯 뜨겁더라도 이렇게 해야 후배가 ‘테스트’라는 오해를 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안전감을 갖춘 상태에서 의견을 말할 수 있겠죠. 

 


그 다음은 질문 자체를 ‘사실을 확인하거나 정답을 요구하는 형태’보다는 ‘생각을 확장시키고 의견을 물어보는 형태’로 바꿔야 합니다. 우리보다 토론 문화가 발전한 미국에서는 전자를 얇은 질문(Thin Question), 후자를 두꺼운 질문(Thick Question)이라고 구분해서 어릴 때부터 질문하는 훈련을 한다고 하죠. 이를테면 “올해 우리 팀의 실적은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보다 “올해 우리 팀이 더 크게 실적을 내려면 어디에 집중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이 더 두꺼운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앞선 선배의 “이 보고서에서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지?”라는 질문은 “이 보고서를 통해 프로젝트의 성과가 확 뛰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바꿔볼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첫번째 질문보다 두번째 질문을 들었을 때 생각의 폭이 더 넓혀질 수 있겠죠. 

 


‘리더는 반드시 최고, 최다 질문자가 되어야 한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잭 웰치가 한 말이죠. ‘나의 경험과 지식으로는 이러했는데 더 좋은 안은 없을까’라고 후배들에게 생각 밝히기를 요청하세요. 조직의 생각을 배로 키워나가는 선배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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