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님은 똑똑한 것 같은데 센스가 좀 부족해.” 라는 말에 혹시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흔히 직장에서 일 잘하는 사람에게 ‘업무 센스’가 뛰어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업무 센스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센스의 재발견>의 저자 미즈노 마나부는 ‘수치화할 수 없는 사실과 현상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좀 더 쉽게 정의를 해보자면 ‘주변의 상황을 넓은 시야로 감지해 내고, 결과물에 그것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고요? 사실 센스를 정의하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센스에는 좋고 나쁨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식 장소를 정하는 업무를 맡겼을 때, 우리 팀원들의 사는 곳과 취향, 예전에 가보지 않았던 곳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회식 장소 후보를 가져왔다면 ‘센스 좋다’는 피드백을 하지 않을까요?
업무 센스, 타고나는 거 아닌가요?
앞서 말한 <센스의 재발견>에서는 “센스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센스를 기를 수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그 방법은 뭘까요? 내가 일할 때 ‘한 끗’이 부족한 것 같다면 센스 키우는 방법에 집중해 보세요.
직장인으로서 ‘업무 센스’를 키우기 위해 흔히 ‘안테나를 세운다’라고 말하는데요. 크게 두 가지에는 관심을 가져 보시길 권합니다. 첫째는 ‘조직도’입니다. ‘내 업무’나 ‘우리 팀’만 보고 일하면 협업이 안 되는 이기적인 동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센스 있게 일하려면 내 업무만이 아니라 다른 팀,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고 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다른 부서와 연관된 일을 먼저 처리하도록 정리하는 것입니다. ‘내가 이 자료를 빨리 줘야 상대 부서에서 정리해서 고객사에게 전달하겠네’와 같이 업무의 영향력을 넓게 보고 일의 우선순위를 센스 있게 정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말’입니다. ‘우리 팀장님이 요즘 자주 언급하는 단어’나 ‘요즘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팀장님이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자주 들리는 말은 우리 팀이나 회사의 최근 이슈를 캐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나 역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아직 배정되지 않은 업무를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선배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공한 서비스에 이슈가 있었고 이렇게 해결했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면, 내가 업무를 진행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센스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보인다!
관심과 말을 통해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내가 도울 수 있는 것’까지 찾아본다면 센스 끝판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장님이 A 선배와 ‘사장님이 전사 워크숍을 열라고 하는데 막막하네’와 같은 말을 하는 걸 들었다면, 내가 알고 있는 교육 업체 관련 정보나 워크숍 관련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팀장님에게 단순히 팀원이 아니라 든든한 파트너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죠.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새로운 B프로젝트가 수주됐다고 하면, 관련한 C 팀원은 '앞으로 좀 더 바쁘겠구나' 하는 정보를 얻는 겁니다. 그럼 바쁜 팀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고, 다른 업무를 조금 느리게 하더라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죠.
업무 센스는 ‘나’를 넘어 상대와 회사 전체를 향한 폭넓은 관심이 지속적으로 쌓여야 높아집니다. 이기적인 마인드보다 이타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센스가 좋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관심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행동이 결국은 ‘나’의 행복과 성과가 됩니다. ‘회사에서는 내 일만 하면 되지’, ‘뭐 하러 오지랖을…’이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나를 위해 관심의 폭을 넓혀 보세요. 결국 나의 성장에 귀한 자양분이 될 겁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예슬 전문연구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