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몸이지만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성과 압박도 피할 수 없고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고요.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힘들면 지적인 작업을 스마트하게 해낸다는 건 불가능하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멘탈’을 부여잡기 힘든 경우가 꽤 있습니다. 촉박하게 떨어진 데드라인을 못 맞출까 봐 전전긍긍 불안해지고, 뭔가 허술한 아웃풋을 전달하는 동료에 분노하게 되고, 이렇게 저렇게 에너지를 다 쓰다 보면 허무감도 맞닥뜨리게 되죠. 오죽하면 최근엔 ‘직장생활이 최고의 수행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도승이 아니잖아요? 오롯이 혼자 마음 관리를 감당할 수 없겠죠. 심리 전문가들도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의 관계가 마음관리의 큰 자원이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3가지 관계 자원에 대해 알아보죠.
첫째, 나의 상태를 거울처럼 비춰줄 수 있는 사람, Mirror!
대개 부정적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멘탈이 흔들리는 때에는 자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주위 동료들은 이런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인식을 못하게 되죠. 그래서 현재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전에 그런 역할을 해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나에게 다가와서 “많이 힘들지?”라고 말을 걸며 대화를 이끌겠죠. 그게 아니라면 내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제가 요즘 많이 지쳤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그런지, 주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OOO님이 보기에 어떤가요?”라고 말을 꺼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죠.
물론 이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일단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불편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꺼려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올바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폭넓은 관점을 갖고 내가 보지 못한 다른 사람의 관점까지 전달해 줄 수 있어야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왜곡이 없겠죠. 또한 ‘자주 상호작용하는 사람’이면 더 좋습니다. 나를 많이 보고 잘 알아야 구체적인 사례를 얘기해 줄 수 있고 그래야 내가 더 잘 이해하고 수용도 쉬울 테니까요.
둘째, 생각지 못한 부분이나 해결책을 알려주는 사람, Advisor!
배우 유해진이 한 예능 프로에 나와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영화 데뷔 초 반복된 캐릭터만 주어지고 나의 잠재력을 펼쳐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랬더니 동료 배우가 ‘어떻게 하고 싶은 역할만 하는가? 영화에 너무 거리를 두지 말고 가까이 가라’는 얘길 했다. 그때 ‘아 내가 영화를 남의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라는 반성을 했고 다시 의지를 다잡았다.”
직장인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나는 훨씬 더 크게 쓰일 수 있는데 뭔가 반복적인 일만 주어지고 있는 것 같다’ 혹은 ‘열심히 해도 탁월한 성과가 안 나는데 내 일이 아닌 것 아닌가?’라는 생각들 말이죠. 이처럼 뭔가 답답하고 막막한 상황에 갇혀 있을 때 ‘이렇게 해보면 어때?’라고 사고의 길을 뻥 뚫어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 말이죠.
셋째, 함께 어려움을 겪어내고 있는 사람, Twin!
알코올이나 약물, 도박 등에 중독된 사람들이 가는 자조모임이란 게 있죠. 공통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그 해결을 지지해 주면서 삶을 회복시켜 나가는 건데요. 이는 실제로 큰 도움이 됩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저 사람들도 힘들었구나. 위안이 되네’라는 생각을 한다는 거죠. 그래서 요즘엔 발달장애인이나 우울증 환자들도 이런 자조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인인 나도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3가지 관계자원 중 몇 가지를 갖고 있으신가요? 오늘 한번 자가점검 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미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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