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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경북 의성군 한 마을에 쌓인 20만 톤 규모의 ‘쓰레기산’이 미국 CNN을 통해 소개되면서 국제적으로 불명예를 얻은 일이 있었죠. 그런데 축구 경기장의 2배가 넘는 면적에 3층 건물 높이까지 쌓여있던 이 ‘쓰레기산’이 올해 들어 모두 말끔하게 처리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골칫덩이로 불리던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를 처리한 일등공신은 놀랍게도 바로 ‘시멘트’였는데요. 시멘트가 일으킨 놀라운 기적의 비밀을 낱낱이 한 번 파헤쳐 볼까요?

■ 코로나 이후 급증한 플라스틱, ‘쓰레기산’은 예견된 재앙?

국내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0% 내외에 불과하지만 환경오염의 우려 때문에 남은 폐기물을 함부로 매립 혹은 소각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그렇다 보니 썩지 않는 처치곤란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이 쌓여 ‘쓰레기산’을 만드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죠. 최근에는 코로나의 여파로 배달 음식 주문이나 온라인 배송 등이 증가하면서 비닐,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쓰레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플라스틱 쓰레기가 약 15% 늘어났다고 해요.

 

이렇게 쓰레기는 자꾸만 쌓여가는데 폐플라스틱 주요 수입국이었던 중국까지 수입을 중단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되었죠. 게다가 서울, 경기, 인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2025년에 사용 기한이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님비현상으로 대체 매립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쓰레기 대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답니다.

 

■ 처치곤란 폐플라스틱, 시멘트 보조연료로 환골탈태!

쓰레기 처리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소각이나 매립이지만 의성군 쓰레기산의 경우 13개 소각업체가 합심을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이다 보니 처리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는데요. 환경부에서는 폐페트(PET), 폐타이어 등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시멘트업체에게 ‘쓰레기산’ 해결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죠. 이후 7개의 시멘트 업체가 뜻을 모야 약 20만 8000톤에 달하던 폐기물 중 절반에 가까운 9만 5000톤을 시멘트의 보조연료로 재활용하면서 시멘트가 폐기물 해결사로서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어요. 
* 나머지 5만 2000톤은 순환 토사로 재활용했으며, 4만톤은 매립, 2만 1000톤은 소각해 1년 8개월여 만에 20만 톤이 넘는 쓰레기 처리 완료!

 

그렇다면 어떻게 폐플라스틱이 시멘트의 연료로 재활용될 수 있었을까요? 지금까지는 시멘트를 용융시키는 연료로 화석 연료의 일종인 유연탄을 주로 사용해왔는데요. 유연탄은 국내에서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호주, 러시아 등에서 전량 수입해오는 실정이었죠. 그렇다 보니 연료비 부담이 크고,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반면, 선진국의 경우 유연탄을 대신해 이미 폐플라스틱을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추세였어요. kg당 5000kcal의 열량을 발생시키는 유연탄에 비해 폐합성수지의 경우 kg당 7500kcal의 열량이 발생해 열원으로 활용하기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유연탄 사용이 줄면서 탄소 배출도 줄어들고, 버려지는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다 보니 연료비까지 절감할 수 있어 폐플라스틱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연료로 재평가받게 되었어요.

■ 국내 시멘트 업계, 효율성과 안전성 갖춘 폐플라스틱 연료 사용 확대

국내 시멘트 업계는 폐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연료비 절감은 물론 폐기물 처리비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라는 입장인데요. 이에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 C&E에서는 504만m²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연간 150만 톤씩 사용하던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을 연료로 대체해 화석 연료 사용을 0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 다른 시멘트 업체들 역시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폐플라스틱 사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어요.

 

이렇게 국내 각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시설 투자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쓰레기 처리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특히 섭씨 850도로 연소되는 일반 소각로와 달리 시멘트는 마그마의 2배인 2000도의 초고온에서 폐기물을 녹여 유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쓰레기를 소각한다는 장점까지 갖고 있으니 이러한 변화가 더욱 반갑죠! 일각에서는 폐기물을 연료로 삼은 시멘트의 안전성을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유연탄을 사용해 시멘트를 제조할 때보다 폐플라스틱을 사용했을 때 중금속 검출량이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니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쓰는 데 5분, 썩는 데 500년이라는 골칫덩이 폐플라스틱이 오히려 친환경적인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운데요! 그렇다고 플라스틱을 포함한 일회용품 사용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겠죠? 각자의 자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휴비스 공식 블로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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