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생산량 약 16억개, 그리고 불과 9%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페트병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하루에 몇 개 정도의 페트 용기를 사용하시나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oly Ethylene Terephthalate)'를 줄여 페트(PET)라고 부르는 이 물질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가격이 싸고 취급이 용이해 우리가 자주 접하는 폐트병 외에도 의류용, 산업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 후 버려진 페트병은 썩는데 500년 이상이 걸리며 소각 시에도 유해 물질과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환경 오염에 주범으로 손꼽혀 왔죠.
일회용 플라스틱과 함께 섬유 폐기물 역시 해마다 920만톤이 매립되거나 소각되어 환경에 해가 되고 있는데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옥수수, 사탕수수 등 자연 원료를 활용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개발하였지만 의류용으로 사용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열에 약해 염색을 하거나 다림질을 하는 등 후가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를 위해 휴비스가 나섰습니다. 의류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내구성과 내열성을 갖추면서도 사용 후 매립하면 생분해되는 섬유를 개발하게 되었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흔히 말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 플라스틱과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생분해가 되는 플라스틱이며 옥수수를 원료로한 PLA, 석유계 PBS 등이 대표적입니다. 보통 6개월 이내 90% 이상 생분해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물성과 내구성이 약해 사용 분야가 제한적이어서 현재 일회용 식품용기로 주로 사용되며 섬유로 적용하는 건 어렵죠.
그리고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일정량 함유하여 생산하는 플라스틱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긴 하나 생분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플라스틱보다 더욱 어려운 섬유 기술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를 개발하였어도 이를 섬유로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죠. 섬유는 다양한 물성과 스펙을 갖추어야 하며 후가공에서도 물성 변화가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PLA의 경우 섬유로 생산하려는 노력을 진행하였지만 염색과 다림질이 되지 않고 6개월 정도만 지나도 옷이 쉽게 해지는 단점이 있죠.
휴비스는 기존 PET에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섞은 후 특수 반응 설비를 통해 두 원료의 장점이 발현될 수 있는 최적의 물성을 찾아냈죠. 생분해가 가능하면서 내구성과 내열성이 높아 산업용 뿐 아니라 의류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것입니다. 옷으로 만든다면 일상에서는 4~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며 매립 시에는 3년 이내 생분해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하루 아침에 짜잔 나타난 건 아니겠죠? 휴비스는 3년간의 노력으로 2011년 썩는 폴리에스터 섬유를 개발하였으나 당시 섬유의 생분해도를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없었고 가격이 너무 높아 시장을 만들기 어려웠죠.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의 지속적인 R&D로 물성은 개선하고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윤리 소비에 대한 가치가 정착되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죠.
2019년, 휴비스와 FITI시험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생분해 섬유의 평가 방법을 개발하여 국제표준기구는 ISO에 등록을 완료했고 드디어, 올 3월 국내 최초로 생분해되는 PET 섬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답니다.
패스트 패션 트랜드로 소비하는 옷은 너무 많아지고 버려지는 옷들 역시 엄청나게 늘어났죠. 이런 의류들이 사용 후 생분해되어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너무 비현실적인 바램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휴비스는 생활의 편리함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재 개발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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