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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후배가 영 의욕이 없어 보여서요. 개인사에 무슨 문제가 있나 싶어 물어보면 그런 건 아니라고 하고요. 선배로서 대체 뭘 어떻게 해줘야 할 지 고민입니다.”

일상에서는 잘 쓰지 않지만 회사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 있습니다. ‘동기부여(motivation)’라는 말인데요.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으로 리더십 역량 가운데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꼭 리더가 아니라 하더라도 선후배 사이, 동료 사이에서도 가끔 이 동기부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그 사람과 함께 하기만 하면 없던 힘도 생기고 괜시리 신이 나서 일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 다들 경험해 보셨을텐데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대체 그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길래 다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걸까요?

 

사실 동기부여의 열쇠는 인간의 공통된 욕구에 있습니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수전 파울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3가지 욕구, A.R.C.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 유능성(Competence)인데요. 이 3가지 심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뭔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과 동기가 생겨난다고 하죠. 

육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3가지 욕구의 힘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유치원생 자녀에게 정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대개의 경우 부모는 아이에게 자꾸 잔소리를 합니다. “장난감을 갖고 놀았으면 정리를 해놔야지”라고 여러 번 반복적으로 말을 하죠. 그러다 해도 해도 안될 때는 “도대체 몇 번씩 애기하니? 넌 누굴 닮아 이렇게 말을 안 듣니?”라고 화를 내게 되죠. 자녀를 향한 욕심은 앞서는데 동기부여의 원리를 몰라서인데요. 

 

만약 인간의 3가지 욕구를 이용한다면 어떨까요? 첫째,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겁니다(A). “장난감들이 지금 막 뒤섞여 있는데 나중에 원하는 걸 쉽게 찾으려면 어떡하면 좋을까?”라고 질문을 하는 거죠. 그러면 아이는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지금 힘들더라도 정리를 해놓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는 일이 덜어진 건 아니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선택해서 하는 쪽이 훨씬 낫겠죠. 둘째,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겁니다(R). “이 정도밖에 못했어?”라고 타박을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느라 정말 노력했구나. 방이 한결 깨끗해지니 좋다”라는 식이죠. 셋째,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C). 가령, 큰 장난감부터 정리하고 작은 것들을 정리하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알려주는 식인 거죠. 

 

어른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후배의 제안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수정을 지시/요청해야 하는 선배라고 생각해 보죠. “이 제안서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다시 써라”라고 말하는 대신 “이 제안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라고 물어서 후배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얘기하고 수정토록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써온 제안서에 대해서는 최고(Best)가 아니라도 이전보다 나아진 점(Better)을 ‘알아봐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제안서 작성을 위해 어떤 역량이 부족한 지 세심하게 관찰해서 구체적으로 피드백해주는 거죠. 그럼 후배 입장에서 어떨까요?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지시가 내려지는 게 아니라 선택권이 주어지고, 노력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지금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 이런 상황이라면 한번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세계적 기업 인텔을 30년 가까이 이끌었던 앤디 그로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 동기부여를 위해 회사나 상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 사람은 프로가 아니다. 동기부여는 상사와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다.”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동기가 충만하고 아니고의 문제는 개인에게 달려 있을 수 있죠. 그럼에도 확실한 사실 한 가지는 충만했던 동기도 외부에 의해 꺾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라면 서로의 A.R.C.가 어떤 상황인지 수시로 챙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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