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첫날 일정에 피곤할만도 한데 산악회 분들 체력~ 대단하신데요?
아침 6시부터 피곤한 기색도 없이 다들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마치시네요~ 역시!! 산행으로 다져진! 강철 체력!!!
오늘은 이번 울릉도 탐방기의 핵심인 '성인봉' 산행을 하는 날입니다.
울릉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산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성인봉을 올라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인봉은 울릉도의 진산입니다. 5월~6월에 등산을 하면 맑고 청량한 초록빛의 자연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때는 너무 더울꺼 같지만...ㅠㅠ)
산행을 시작하기 전
오늘 산행을 이끌어 주실 산악회의 정상복 총무님과 잠깐 인터뷰를 해 보았는데요~
Q. 어떤 코스로 가실 예정이세요?
등산코스는 대표적으로 3개 정도가 있습니다. 보통 도동항에서 시작하며 5~6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저희는 안평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정상에 도착한 후 나리 분지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숙소가 코스 입구에 위치해 있어 3시간 정도면 다녀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울릉도 성인봉을 등산할 때는 특히 더 주의해야할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성인봉은 전국적으로 눈이 제일 많은 지역으로 5월까지도 정상 부근에는 군데 군데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아이젠, 스패치와 같이 겨울 산행 용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주의해야할 점은 단체 산행이다 보니 대열을 이탈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단체 산행은 최대한 천천히 모두 함께 등반하는게 목표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휴비스 산악회는 아침일찍 성인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가볍게 몸을 풀고 허리와 등도 쭉쭉 펴주며 신발끈도 다시 한번 꼼꼼히 매어봅니다.
연평전 코스는 3코스 중 경사는 가장 심하지만 거리는 6.6km 정도로 짧은 코스입니다.
연평전에서 정상까지는 2.8km 정도이며 처음 시작 시점이 경사가 꽤 심한 편입니다. 정상까지 1.5km 정도를 남겨두고 경사가 조금 완만해집니다. 이 시점부터는 녹지 않은 눈들이 많이 쌓여 있어 특히 조심하여 이동하여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사진으로 감상하실까요?? 헉헉 거리는 숨소리는 배경 음악으로 깔구요~
"자 이제 다 왔습니다~ 바로 코앞이예요~" 헉헉~
마지막 기운을 쥐어 짜면서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10분이 지나도....20분이 지나도...뭐가 보이질 않는...
맙소사...세상에나... 뻥이였구나...희망고문이였던 거구나...
........................................................
(부글부글)
만나는 사람마다 다 왔다며 새빨간 거짓말~~~
거짓말에 10번쯤 속은 후 드디어 정상을 밟네요.
오전 8시에 출발했는데 정상을 찍은 시간은 10시 반이에요~ 총무님이 말씀주신 3시간은 뭘까요?? 아~놔~~
산을 자주 다니시는 산악회 여러분들은 많이 힘들어하지 않으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쉽지만은 않은 산이였습니다.
986.7m라는 높이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높게 느껴졌을 줄이야~
힘겹게 올라온 성인봉의 꼭대기에 떡 하니 성인봉이라고 써져있는 돌기둥?을 보니 정상이라는게 다시한번 느껴지네요. 찰칵 찰칵 사진도 찍고~ 서로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봅니다.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길은 3.8km 정도로 거리가 좀 더 깁니다. 그리고 성인봉에서 내려오는 시작 지점부터 중간 정도까지는 계단이 아주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대략 1,800개 정도 계단이 있다고 하네요~ 눈에 덮혀 있어 삐걱거리거나 부서진 계단에 잘못 발을 디딜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무릎이 안좋으신 분들은 정말 고생하실 수 있으니 꼭 확인 후 코스를 정하시는게 필요할 듯 합니다.
내려오면 올수록 눈이 녹아 길이 질퍽하고 나뭇잎이 축축하여 미끄러질 수 있으니 보호용 가방도 챙기시고 스틱도 꼭 준비하세요~ (꽈당~ 경험담이에요~)
나리분지 쪽으로 거의 다 내려오다 보면 울릉도 재래집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투막집이 있습니다.
울릉도 개척 당시인 1883년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투막집으로 1945년대에 건축한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겨울철에 적설량이 많고 여름철에 바람이 거센 울릉도의 특성 상 집 둘레로 외벽(우데기)을 만들고 통로(축담)를 두어서 거친 자연 환경을 슬기롭게 이겨냈던 조상들의 지혜가 보이는 곳이네요.
드디어 나리분지에 도착합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야지대로 화산분화구에 화산재가 쌓여서 생긴 화구원이라고 합니다.
4시간 반이 걸려 산행을 마쳤습니다.
다리는 천근만근~ 허리는 우찌끈~ 그래도 산행을 마쳤다는 보람에 기분은 아주 좋네요~
나리분지에서 가장 유명한 건~ 뭐니뭐니 해도 막걸리겠죠? 산행 후 파전과 도토리묵, 막걸리가 빠진다면 반칙!!!
미끄러운 눈길에 힘들었지만 서로 잡아주고 길이 되어주고 힘든 사람 짐도 들어주는 따뜻한 동료들이 있기에 산행의 재미가 배가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산행 에피소드를 반주 삼아 즐겁게 막걸리를 마십니다.
나리분지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섬 둘레를 투어하는 코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울릉도의 해안일주도로는 전체가 다 이어져 있지 않습니다. 48.6km 도로 중 섬목-내수전 구간은 아직 미개통 구간(4.4km)으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나리분지에서 출발하여 도동항 반대쪽으로 아직 가보지 못했던 울릉도 북서쪽 해변을 해안 도로를 돌아봅니다. 가는 길에 울릉도 호박엿과 오징어는 꼭 맛봐야겠죠?
기대하지 않았던 호박젤리는 생각보다 많이 달지 않고 쫀득함이 어마어마 하드라구요~
생각지도 않게 호박젤리 폭풍먹방 (손이가요~손이가~ 호박젤리에 손이가요~)
울릉도 홍합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이제 슬슬 배를 타러 갈 시간이네요~
후포로 출발하는 배는 늦은 오후에 있어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울릉도에 가면 꼭 들러봐야하는 촛대바위에서 기념사진 찰칵!!!
슬픈 전설을 품고 거대하게 솟은 촛대바위가 저동항을 등지고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사동항에서 후포항으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싣습니다.
저 멀리 사동항으로 노을빛이 스며들고 내 몸에서도 바다 냄새가 납니다.
이제 뭍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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