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원은 새로 사용하기로 한 협업툴은 사용하지 않고 왜 예전 방식대로 일하지?’, ‘이건 프로세스가 정리된 건데 B팀원은 그걸 무시하고 본인 마음대로 처리하네?’
혹시 일하면서 이런 생각한 적 있나요? 언뜻 보니 동료나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 차이’입니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경험해 온 조직이나 리더의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이니까요.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닌 ‘다른’ 것이죠. 각자의 다름은 당연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가져오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하나의 성과를 내기 위한 ‘팀’으로 뭉쳤을 때는요. ‘내 방식’이 맞다는 생각이 서로에 대한 오해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오해가 갈등을 만들고 결국엔 팀워크까지 무너지게 하죠.
팀원 개개인의 개성에서 비롯되는 갈등, 없앨 수 있을까요?
‘취존’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취향존중’의 줄임말로써 MZ 세대 사이에서 많이 쓰입니다. 과거에는 조직의 요구에 맞춰 획일화를 추구했죠. 반대로 요즘에는 개개인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즉, 각자의 취향이 어떻든 간에 그것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을 ‘취존’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팀은 어떨까요? 하나로 뭉치는 것이 핵심인 ‘팀’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취존’을 해야 하는 걸까요?
당연하게도 조직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합니다. 조직이 취존없이 획일화를 요구한다면, 구성원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취존을 하는가입니다. 취존을 하면서 팀으로서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자율’이 필요합니다. 자유와 자율의 차이를 아시나요? 자유는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원칙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뜻합니다. 반면, 자율은 ‘자신의 욕망이나 남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전에 미리 정한 원칙에 따라 스스로 통제하고 절제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기업 넷플릭스에는 출장 및 경비 승인 제도가 없습니다. 개인 법인카드를 어떤 사용처든, 어떻게 사용하든 자유입니다. 하지만 해당 제도가 남용되지 않는 이유는 ‘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죠. ‘원칙 내에서’ 개인의 판단으로 법인카드의 사용처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자율입니다. 개인에게 일종의 선택권이 있는 것이죠.
팀의 성과를 위한 ‘취존’은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
자율을 팀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팀원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원칙’을 만드는 겁니다. 일종의 ‘그라운드룰’이죠. 팀에서의 그라운드룰이란 ‘사람들이 모여서 일할 때 충돌하지 않게 해주는 약속이자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우리 조직만의 방식’입니다.
우리 팀은 언제 그라운드룰이 필요한가요? 보통 함께 일하는 접점이 많은 ‘회의’, ‘정보 공유’와 같은 상황입니다. 일을 하면서 서로의 다름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요. ‘이 안건은 이쯤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길게 논의하지?’, ‘회의 전에 왜 관련 자료를 주지 않지?’ 와 같은 불편함이 생기거든요. 이런 상황에 그라운드룰이 있다면 갈등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우리 팀은 회의 하루 전에 관련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 룰인데 자료 공유가 안 됐네요. 자료 공유 부탁합니다’ 같은 식으로 ‘원칙’에 따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의 취향이나 업무 스타일에 따른 요구가 아니라요. 다만, 자료 구성 방식이나 자료 공유 방식은 자율로 맡길 수 있겠죠?
팀원 개개인의 일방식이 충돌해 오해와 갈등이 있다면, 우리 팀에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그라운드룰이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명확한 룰을 만들었다면 그걸 실행하는 방식은 자율로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바로 팀장님과 팀원들, 모두 함께 모여 우리 팀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룰부터 논의해 보세요!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은 줄고, 성과는 높아질 겁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예슬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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