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20가지 비밀’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20가지 비밀을 소개합니다. 즉 실력만으로 성공하기 힘든 조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법을 자세하게 피력합니다. 과도한 승부욕, 쓸데없는 비평, 부정적 표현, 변명, 편애 등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20가지를 가만히 보면 학교 우등생이 조직에서 우등생이 못되는 건 한마디로 '혼자 북치고 장구 치는 자세'입니다. 학교 공부는 자기 자신과 싸움이라 혼자 잘하면 됩니다. 그러나 조직 사회는 혼자는 하는 게 아니라 혼자만 잘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혼자 잘하는 습관이 구축된 학교 우등생이 성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학교 우등생이 조직에서도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나 중심적 사고> 에서 <타인 중심적 사고>로 그 축을 옮기면 됩니다. 축을 옮기는 건 마음만 바꾸면 몸은 그대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수십 년 동안 몸에 배어 있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직에서도 필요한 우등생이 되려면 ‘활성(活性) 파트너십’이라는 것을 장착해야만 합니다.
간단한 게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동료 한 명과 함께 서로 등을 맞대로 작은 공간에 앉습니다. 그런 다음 다리를 오므리고 무릎 위에 두 손을 깍지 낀 채 올려놓습니다. 이 상태에서 손을 풀지 않고 두 사람 모두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죠. 상대를 이용하는 것 뿐입니다. 동료의 등에 당신의 등을 대고 등을 서로 힘차게 밀면서 일어나 보세요.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파트너십(Partnership)의 본보기입니다.
런던의 헨리(Henley)연구소에 의하면 성공한 팀들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똑똑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기업이나 조직보다는 다양한 능력과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의 성공확률이 더 높다는 점입니다. 이는 인적자원의 적재적소 배치 및 활용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물론 기업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창조적 소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소에 의하면, 조직 구성원들의 능력에 따라 그들의 역할이 잘 배분될 때 팀의 성공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탐험대의 일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두 팀의 탐험대가 북극과 남극 탐험 길에 올랐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갑자기 얼어버린 바다에서 배가 꼼짝도 못하는 지경에 처하게 됐습니다. 사방이 얼음으로 뒤덮인 살인적인 추위, 식량과 연료는 떨어져가 고 다른 곳의 어느 누구와도 교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탐험대의 운명은 달랐습니다.
먼저 1913년, 스테펜슨 (Stefansson)이 이끄는 캐나다 탐험대는 조난이 길어지자 선원들은 서로 식량과 연료를 놓고 싸우고 도둑질하는 일상을 되풀이하며 서로를 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팀의 붕괴는 결국 비극적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11명 승무원들 모두 북극 얼음 황무지에서 전멸해 버렸습니다. 실패가 곧 죽음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1년 뒤 1914년 12월 5일 어니스트 섀클턴 경(Sir Ernest Shackleton)이 이끄는 남극대륙 횡단 탐험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조난당한 상황에서도 ‘팀웍’, ‘희생정신’ 그리고 ‘서로에 대한 격려’를 무기로 643일간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 끝에 28명 전원이 무사 귀환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웁니다. 리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팀웍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흔히 오케스트라에 비유되곤 합니다.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악기를 통해 멋진 선율을 관중에게 들려주죠. 구성원 모두가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할 때 최고의 성과(High Performance)를 내는 것이 조직과 오케스트라의 공통점입니다.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죠.
경영은 '한 방향 줄서기'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당신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던 시절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습니다. 당신의 전문성을 극대화하여 가치를 높이고, 자기 전문성을 빌려주는 대가로 다른 사람의 전문성을 빌려 쓰는 ‘휴먼 파트너십’ 을 잘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키워드이며, 바로 조직의 우등생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2025년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학교 우등생을 넘어 조직 우등생으로 거듭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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