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에 묻은 요거트, 먹는다? 안 먹는다? 못 먹는다!
요즘 요거트 뚜껑에는 요거트가 묻어 있지 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전에는 뚜껑에 묻은 요거트를 ‘먹는다’, ‘먹지 않는다’와 같은 논쟁이 있어 요거트를 먹을 때의 재미 요소 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떠먹는 요거트 제품들을 보면 뚜껑에 요거트가 묻어 있지 않아 이러한 논쟁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요거트 뚜껑에 요거트가 묻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거트가 묻지 않는 뚜껑의 비밀은 바로 ‘발수 리드 기법’이라는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발수 리드 기법이란 액체가 표면에 묻어나지 않도록 특수 코팅 처리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이 특수 코팅 기술은 주로 떠먹는 요구르트의 뚜껑에 적용됩니다. 발수 리드 기법을 적용한 떠먹는 요구르트는 제품을 개봉할 때 내용물이 손에 묻거나 옷에 튈 염려가 적고, 뚜껑에 묻은 것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깔끔하게 요거트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발수 리드 기법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수성(撥水性)’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친수성은 물과 친화성이 있는 성질을 의미하고, 소수성은 친수성에 반대되는 성질을 의미하는데, 발수성은 소수성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바닥면이 물과 친화성이 있다면 물방울은 넓게 퍼질 것이므로 접촉각은 작아지고, 친화성이 없다면 물방울은 표면장력에 의해 구 모양을 만들어 접촉각이 커집니다. 발수성을 지닌 표면의 물방울은 구 모양에 가까워서 바닥 면을 조금만 기울여도 쉽게 굴릴 수 있고, 이러한 성질을 요거트 뚜껑에 적용하여 요거트가 묻어도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수성을 지니게 할 수 있을까요? 발수 리드 기법은 빗방울이 떨어져도 표면에 묻지 않고 흘러내리는 연잎에서 착안한 기술인데, 연잎의 물방울이 맺힌 모습을 자세히 보면 표면에 미세한 돌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요거트의 뚜껑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연잎과 마찬가지로 미세한 돌기들이 빽빽하게 정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돌기들 사이에 갇힌 공기층이 물방울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여 요거트와 바닥 면의 접촉각을 만들어 요거트가 뚜껑에 묻지 않는 것입니다.
발수 리드 기법은 요거트 뚜껑뿐만 아니라 스프레이의 형태로 개발되어 옷이나 신발 등에 발수 기술을 입히기도 하는데요, 또한 이 기술을 유리창이나 금속에 적용하면 비가 올 때 먼지가 자동으로 씻겨져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발수 리드 기법을 자동차 유리에도 적용한다면 미래에는 와이퍼가 없는 자동차가 늘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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