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A: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면 어떤 일인지 궁금한 마음이 먼저 든다.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 때까지 악착같이 달려든다. ‘이건 왜 그렇지?’, ‘더 나은 방법이 없나?’와 같은 질문이 많다.
구성원 B: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면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잘 모르는 것이 있어도 대충 문제 생기지 않을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특별히 궁금한 것도 없고 재미 있는 것도 없다.
구성원 A와 B가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답은 ‘호기심’입니다. 호기심(好奇心)은 한자 뜻 그대로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이 호기심이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 인재 채용시 아주 중요한 조건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실제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의 2021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호기심을 언급한 구인광고가 전년보다 90%가 늘었고 호기심과 관련된 업무 능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8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분석 소프트웨어 SAS가 전세계 2천여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호기심이 실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이 59%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호기심이 어떻게 실제 성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까요? 하버드 경영대의 연구 결과(The Business Case for Curiosity)를 보면 호기심의 이점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의사결정의 오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둘째, 창의적인 업무든 루틴한 업무든 관계없이 혁신과 개선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그냥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자꾸 의문을 제기하니까 당연한 결과겠죠. 셋째, 집단 내 갈등도 줄어든다는데요. 자신의 관점을 고수하려 하기 보다 타인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경청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렇듯 호기심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많은 기업이 호기심을 장착한 인재를 탐낼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럼, 평소 호기심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집착하라!
큰 변화 없이 흘러가는 일상은 기억도 잘 안나고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반해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는 시간도 더디게 가고 선명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인지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뇌에는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동일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뇌의 입장에서는 낭비가 됩니다. 그래서 뇌는 정보의 차이만 기억하게 된다는 건데요. 회사-집-회사-집처럼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게 되면 뇌는 같은 정보로 인식하여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의도적’인 노력입니다. 최근 독특한 상상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세랑 작가를 벤치마킹 해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밝히는 상상력의 비밀은 바로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집착에 있습니다. 새로 나온 과자 먹어보기, 가보지 않은 길로 산책하기, 낯선 분야의 책 읽기 등 뭐든 새로움을 접하면 뇌가 활기차지고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거죠. 호기심도 결국 의도적인 노력이고 습관 들이기라는 겁니다. 스스로 계속 질문해보세요. '오늘 나는 어떤 차이를 만들어냈나'라고 말이죠. 그러다 보면 매너리즘이 발을 붙일 수 없을 테니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
국내 한 채용정보 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2명 중 1명은 ‘직장생활 이후 인간관계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인맥이 협소해졌다’라고 응답했습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우물안 개구리형의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는 거죠.
할리우드 최고 영화제작자인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큐리어스 마인드’라는 책을 내고 호기심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됐다고 강조합니다. 그가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은 ‘호기심 대화’인데요. 누구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쫓아가 만난다는 거죠. 누구든지 자신이 몸담은 산업의 사람들만 만나면 고립되고 좁은 시야를 갖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컨설팅사 맥킨지도 구성원들에게 잠자리눈(Dragonfly-eye view)을 가질 것을 주문합니다. 고객, 공급업체, 인접 산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라는 겁니다. 그래야 눈 앞에 보이는 현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로 기회와 위협을 인지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세요. 오늘은, 이번 주에는, 이번 달에는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어떤 새로운 얘기를 들었는지 말이죠.
HSG휴먼솔류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미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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