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lture’ 열풍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뉴욕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와 방탄소년단(BTS)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방문해 천연 옻칠로 만든 공예 작품 ‘오색광율(五色光律)’을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미술관 내 한국실에 전시될 이 작품은 신라 금동반가사유상, 고려시대 청자피리 등과 함께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의 상징으로서 세계인과 만나게 될 텐데요. 그렇다면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전통 옻칠 공예가 무엇이며, 현대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옻칠’이란 옻나무 줄기에 상처를 낸 후 수액을 채취하고, 정제 과정을 거쳐 도료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이 도료를 나무, 금속, 도자기 등 기물의 표면에 도장재 형태로 바른 것을 ‘옻칠 공예’라고 하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만 활용하는 전통 공예 기법으로 약 4~5천 년 전부터 이러한 옻칠 공예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중국은 두터운 옻칠에 조각을 새기는 ‘조칠(雕漆)’, 일본은 옻칠한 위에 금.은 가루를 뿌리는 ‘마키에(蒔繪)’ 형태로 발전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우리나라의 대표 옻칠공예는 ‘나전칠기’로,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 붙인 뒤 옻칠로 마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요. 나전칠기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43단계를 거쳐야 하며, 옻칠 과정마다 건조를 해야 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죠. 그래서 옻칠 공예 작품을 두고 ‘느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답니다.
옻칠의 가장 큰 매력은 아름다운 빛깔과 은은한 광택인데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고유의 빛을 잃지 않고, 향이나 질감 또한 우수해 예술 작품으로서 뛰어난 가치를 지녀요. 또한 옻칠을 하면 얇은 막이 형성되어 코팅 효과를 내기 때문에 방수성, 방충성, 방부성이 뛰어나죠. 산이나 염기에 쉽게 반응하지 않아 보존성, 보관성, 내구성 역시 탁월하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옻칠을 한 식기에 음식을 보관하면 쉽게 상하지 않고, 옻칠을 한 가구는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주거 생활의 변화로 서양식 가구, 식기 등의 사용이 확대되고, 산업화 이후에는 저렴하고, 간편한 합성수지도료가 보급화 되면서 옻칠에 대한 수요는 점차 줄어들었죠. 쇠락의 길을 걷던 우리의 옻칠 문화가 최근 친환경적인 도료로서 가치를 재평가받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어요. 과거 목기, 나전칠기 등에만 국한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가죽, 금속, 플라스틱 등 새로운 소재에 옻칠이 적용되면서 각종 생활 용품은 물론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죠.
지난 달에는 과거에 정체되었던 전통 도료 옻칠을 첨단 과학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과학자와 예술가가 협업해 친환경 고분자 소재로써 옻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많은 관심을 모았죠. 일반적인 나무 공예품에서 벗어나 선을 그으면 전선이 되는 옻칠, 점토처럼 주물러 기물을 만드는 옻칠, 빛을 받으면 빠르게 굳고, 굳어도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옻칠 등 새로운 기능성 옻칠 소재들이 전시되었어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연구팀은 옻칠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우루시올 등 카테콜 지방 분자 종류와 함량에 따라 건조 시간, 접착력, 경도 등 옻칠 막의 물리적 특성이 달라지는 것을 밝혔는데요. 그동안은 옻칠의 특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평가 기준이 없어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예술적 표현뿐 아니라 각종 산업 분야에서도 옻칠이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옻칠 공예’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지만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는데요. 첨단 과학과 만나 과거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죠! 앞으로도 우리 전통의 옻칠 공예가 예술과 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어 세계적인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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