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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환경보호, 건강증진 등의 이유로 육식을 하지 않는 ‘비건(Vegan)’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죠. 최근에는 먹거리를 넘어 화장품, 패션 등 모든 일상에서 비거니즘(Veganism)을 실천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패션업계에서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가죽’에 큰 관심을 보이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건 가죽’은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동물 학대부터 환경 파괴 주범 오명까지! 패션업계의 어두운 이면

‘육식’하면 대부분 먹거리만을 떠올리지만 패션업계도 오랜 시간 방대한 양의 ‘육식’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소, 악어, 양 등 동물에게서 털과 가죽을 얻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동물을 사육하고, 도살하는 동물 학대가 오랜 시간 자행되어 왔죠. 뿐만 아니라 동물 가죽 1㎏을 생산하는 데 약 1만 7000L의 물이 사용되며, 가죽을 얻기 위한 축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배출량의 18%를 차지할 만큼 환경 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입니다.


동물복지와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모피나 천연 가죽 등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패션 회사들이 늘어나게 되었는데요. 대안으로 떠오른 합성 가죽은 가죽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내구성이 약해 오래 입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죠. 게다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아 또 다른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 환경 보호는 기본, 뛰어난 품질까지 갖춘 ‘비건 가죽’ 전성시대

이전에 패션업계에서 말하는 ‘비건’은 단순히 동물성 털이나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국한되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소재는 물론 생산 과정과 폐기 과정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적인 것을 추구해야 진정한 비건 패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파인애플, 버섯, 선인장, 포도 등 식물성 섬유질을 활용한 ‘비건 가죽’은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소재인데요. 동물 가죽보다 습도나 스크래치에 강하고, 신축성까지 뛰어나 활용도가 매우 높죠. 게다가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이 인조 가죽에 비해 무려 17배나 적기 때문에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랍니다. 

동물 가죽만 고집하던 명품의 왕 ‘에르메스’가 선택한 ‘버섯 가죽'

수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동물 가죽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힐 때도 악어 농장을 지어 가죽 생산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브랜드가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죠. 이렇게 동물 가죽만을 고집하던 에르메스가 비건 패션에 첫 발을 들인 것이 바로 ‘버섯 가죽’입니다. 버섯 가죽은 버섯에 기생하는 곰팡이 뿌리에서 채취한 균사체로 만들어지는데요. 균사체는 자연에서 가장 잘 번식하며, 무한정 채취가 가능해 대표적인 지속 가능한 소재로 손꼽혀요. 동물 가죽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가졌지만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난화 물질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랍니다.


‘에르메스’에서 선택한 버섯 가죽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친환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와 협업해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죽 ‘실바니아’가 사용되는데요.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 부분의 균사체를 천연 가죽에 가깝게 바꾸는 특허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인 만큼 버섯 가죽으로 만든 에르메스의 백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답니다.

파인애플 줄기와 껍질이 가죽으로 재탄생 ‘피나텍스(Pinatex)’

가장 대표적인 비건 가죽은 파인애플 섬유질로 만든 ‘피나텍스(Pinatex)’로 가죽 제품 전문가인 카르멘 히요사(Carmen Hijosa)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어요. 그는 가죽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인해 환경이 파괴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새로운 가죽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그러던 중 필리핀에서 대규모로 경작되고, 버려지는 파인애플의 잎과 줄기, 껍질을 가죽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죠. 


‘피나텍스’의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파인애플 껍질, 줄기, 잎 등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자연 건조와 정화 과정을 거쳐 펠트로 만든 후 가죽이 되기 위한 코팅 처리를 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피나텍스는 동물 가죽 무게의 25% 정도로 가볍지만 바느질을 견딜 만큼 단단해 활용도가 특히 높아요. 또한 생활 방수가 가능하며, 생산 과정에서 물이나 농약 등을 필요로 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소재로 각광받고 있답니다.

■ 구찌가 개발한 신소재부터 선인장 가죽과 와인 가죽까지!

그리스 농사의 여신 ‘데메테르’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데메트라’는 목재 펄프에 비스코스, 밀과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기반의 폴리우레탄을 합성해 만든 비건 가죽이에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자체 연구 개발을 통해 개발한 신소재로 유연성과 탄력성이 강하며, 활용도가 높아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데메트라 소재로 만든 스니커즈가 이미 출시되었으며, 앞으로 제품군은 더욱 확대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겠네요!


멕시코 출신 개발자가 섬유질이 풍부한 선인장의 특성에서 착안해 만든 가죽이 바로 ‘데세르토’예요. 선인장을 세척해 가루로 만든 후 섬유화에 필요한 재료를 섞어 압축해 가죽 형태로 만들게 되죠. 가죽의 수명이 길고, 튼튼하며 가죽이 필요한 모든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답니다. 이탈리아 와인 생산 업체 ‘비제아(VEGEA)’는 와인 가공 중 생기는 포도껍질, 줄기, 씨 등을 모아 와인 가죽을 선보였는데요. 재료를 건조하고, 압축한 뒤 섬유질과 기름을 짜내는 과정을 거치면 가죽으로 재탄생한다고 해요. 높은 내구성을 자랑해 패션 업계에서 주목하는 비건 가죽 중 하나랍니다.

‘비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면서 비건 가죽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갈 전망이에요. 더 이상 사람의 욕심으로 무고한 동물들이 학대 받고,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여러분도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고, 비건 가죽을 소비하는 데 동참해 보시면 어떨까요?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휴비스 공식 블로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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