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섬유 소재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팀의 리더인 박 과장. “다들 오늘까지 알아보기로 했던 거 결과 가져오셨죠?”
“그거 김 대리가 하는 거 아니었어?” “맞아, 나도 김 대리가 하는 걸로 들었는데.”라며 서로 모른다는 표정을 짓는 구성원들. 박 과장은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진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뭉치면 약해진다?!
‘링겔만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은 사람들이 집단에 속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려고 줄다리기로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죠. 한 사람이 당길 수 있는 힘을 100이라고 했을 때, 2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93의 힘을 발휘했고 3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85의 힘을 썼습니다. 급기야 8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49의 힘을 발휘했습니다. 즉, 8명이 있을 땐 자신이 가진 능력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죠.
이렇게 참가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1인당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라고 합니다. 요즘처럼 개개인의 능력만큼 집단 지성이 중요하고 협업이 많은 업무 환경에서 링겔만 효과는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 골칫거리 입니다. 회사가 여러 사람이 모인 이유는 하나보다는 여럿이 모일 때 더 큰 힘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의 시너지가 꼭 필요한 것이 회사인거죠. 무임 승차자를 없애는 방법, 뭐 없을까요?
개인에게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야!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을 알아야겠죠? 링겔만 효과는 왜 생기는 걸까요? 사람이 많아질수록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나 하나쯤이야…’ 또는 ‘내가 안 하면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럼, 링겔만 효과를 최소화하려면? 바로 개개인에게 1:1로 책임을 명확히 주면 되겠죠? 협업 업무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붕 뜨게 되는 일이 많죠. 이 떄 활용할 수 있는 Tool이 있습니다. 명확한 역할과 책임(R&R, Role & Responsibility)을 지정하도록 도와주는 ‘RACI’ 차트입니다. 업무 프로세스 상 누가 어떤 수준으로 일해야 할지 명확히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표인데요,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일반적으로 조직에서의 역할은 R, A, C, I 크게 4가지입니다.
먼저 실제 업무 수행을 담당하는 실무담당자(Responsible)가 있습니다.
R로 지정된 구성원에게는 ‘어떤 단위 업무’를 맡아서 진행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신입사원이라도 R의 역할을 할 업무가 있어야 하는 거죠.
이를 지정하는 사람이 의사결정자 혹은 결과 책임자(Accountable)입니다.
A로 지정된 사람은 해당 과업(task)의 전체적인 진행 사항을 총괄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죠.
이렇게 역할만 나눠 갖는다고 해서 일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업무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 유사한 업무를 맡았거나 관련 분야에 전문적 지식이 있는 구성원을 업무 수행 조언자(Consulted)로 지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조언이나 도움을 구하고 싶은데 누구를 찾아가야 할 지 몰라 막막할 때가 많죠. 미리 C를 정해 두면 구성원들이 혼란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을 받는 사람도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더 친절하게 알려줄 수 있죠.
마지막으로 업무 수행 결과를 받아야 할 결과 통보 대상자(Informed)도 미리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직접적 이해 관계자는 아니지만 관련 업무 진행 내역을 알아야 하는 사람을 정하는 거죠.
이렇게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각 팀원에게 1:1 역할을 부여하면 무임 승차자가 생길 확률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겁니다. 사실 ‘난 못해’ ‘나는 바빠서 안돼’라며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일을 안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이 정도만 해도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 때문이죠.
우리 조직은 어떤가요? RACI 차트를 활용해 무임 승차자를 없애 보세요! 말로만 “김대리랑 박과장이 서로 잘 도와서 하세요.”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명확하게 R&R을 부여해 업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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