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은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잖아요. 저도 그래요. 돈을 벌어야 하니 출근은 하지만 일이 전혀 재미없거든요. 선배에게 털어놨더니 ‘일이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출근길에서, 회의실에서, 모니터 앞에서 “오늘도 이 일을 해야 한다니…”라는 한숨이 새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 한숨에는 체념, 무기력, 낮아진 자존감이 섞여 있는데요. 내가 거대한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처럼 느껴지고 일은 밥벌이 이상의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평생 ‘해야만 하는 일’을 마지못해 하며 살아야만 할까요?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운명 같은 일을 못 만났다고? 우리에겐 ‘운명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디자이너가 될 팔자다’, ‘영업을 위해 태어났다’라는 식의 운명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죠. 그래서 필요한 관점이 ‘운명애(Amor Fati)’인데요. 말 그대로 ‘지금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는 힘’입니다. 타고난 일이 아니라도, 꿈꾸던 직업이 아니어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인간에게는 있다는 건데요. 철학자 니체가 제시한 이 운명애는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수준이 아닙니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을 뜻하는데요. 즉 능동적으로 의미를 디자인하자는 얘기입니다. 그럼 일의 의미를 어떻게 디자인해 볼 수 있을까요?

일의 의미를 찾는 두 가지 렌즈
우리 일이 지닌 의미를 두 가지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사회적인 의미를 찾는 건데요.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죠. 작은 가게의 점원이 하루 종일 고객의 가방을 계산해 주는 일도, 아이를 가르치는 강사의 일도, 사무실에서 결재를 올리고 문서를 정리하는 일도 모두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일입니다. 아주 작은 일도 그 안에는 ‘내가 아니었다면 누군가는 불편했을 것’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는데요. 가끔은 바로 이 사실만으로도 버틸 힘이 생겨나죠. 그래서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라는 한 문장이 주는 자부심은 꽤 클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의미는 더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일은 우리 삶을 구성하는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는 거죠. 경험, 기술, 인간관계, 문제 해결 능력, 경제적 안정 등 이 모든 것이 일을 통해 얻어집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 일을 통해 결국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면 그 일은 이미 충분히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직장 생활을 통해 참 많은 능력을 얻게 됩니다. 협업 능력, 감정 조절 능력, 이해관계 조율 능력, 협상 능력, 시간 관리 능력 등 학교에서는 절대 안 가르쳐주던 것들이죠. 그러니 스스로 이렇게 질문해 봅시다. ‘지금 하는 일 덕분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결국 지금의 일은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인 겁니다.

일은 고되지만 ‘관점’을 달리 한 사람은 단단해진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말은 때로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찾아 나서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하는 일에서 사랑할 이유를 발견해 보세요. 마지못해 하던 일도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자존감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만 하는 일을 사랑’할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는 일입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미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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