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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누구도 바라지 않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실패’입니다. 처음부터 실패를 바라고 시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하다 보면 누구나 의도한 결과에 도달하지 못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기획안이 통과되지 않거나, 프레젠테이션이 기대만큼 호응받지 못한 경우 말이죠. 실패는 언제나 쓰라리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우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단서가 숨어 있습니다. 그 단서를 찾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시도 이력서’입니다. 

 

‘실패 이력서’가 아니라 ‘시도 이력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실패라는 결과보다 시도 과정에서의 배움에 초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기대했고, 어떤 행동을 했으며, 그 결과 무엇을 배웠는지를 남기면 그 기록이 곧 나의 성장 자산이 됩니다. 시도 이력서는 거창한 양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래 세 단계를 따라 정리해보세요. 실패를 보다 체계적으로 ‘자산’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1단계. ‘기대한 것’과 ‘실제로 나타난 결과’ 적기


첫 걸음은 ‘처음에 무엇을 기대했는가’를 적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정해진 일정 안에 무리 없이 완료하고, 프로젝트의 주요 산출물을 기한 내 제출한다”처럼 내가 달성하고 싶었던 목표나 성과가 무엇인지 명확히 작성해 보세요. 그 다음에는 ‘실제로 나타난 결과’를 기록합니다. “마감 기한을 1주일 넘김. 주요 산출물 중 일부는 검수 과정에서 수정사항이 발생하여, 최종 완성까지 3주 지연됨”처럼 객관적인 사실 위주로 작성합니다.

 

이 단계는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간극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막연히 ‘잘 안 됐다, 실패했다’는 느낌만으로는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결과를 비교해야만 무엇이 문제였는지 정확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다소 불편하지만 꼭 필요합니다. 실패에 위축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기 싫다고 외면한 채 서둘러 다음 업무로 넘어가면 비슷한 실패가 반복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잠시 불편하더라도 그 간극을 마주하는 시간이 다음 시도를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2단계. ‘시도 내용’ 적기

 

번째 단계는 기대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취했고, 어떤 자원을 투입했으며,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차근히 적어보세요. 이 단계의 목적은 결과보다 과정을 복기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실패라는 결과의 무게에 압도되어, 그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시도를 했는지 돌아봐야, 무엇이 작동했고 무엇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마감 기한이 다가왔을 때 내 기준에서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간점검 시기를 미뤘다”, “회의에서 받은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수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처럼요. 기왕이면 ‘부족했던 시도’뿐 아니라 ‘잘된 시도’도 함께 적어보면 좋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 안에서도 제대로 작동한 요소가 있기 마련이고, 그 부분이 다음 성공의 단서가 될 수 있으니까요.

 

3단계. ‘새롭게 배운 것’ 적기


마지막 단계는 이번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그 배움을 앞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앞선 실패에서 배우고, 다음번에 더 나은 시도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많은 이들이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배움이 나온다고 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성공은 그 자체로 완결되지만, 실패는 늘 다음을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더 잘하자’와 같은 추상적인 다짐이나 결심보다는 “일정 관리 및 업무 시각화 채널을 활용한다” “프로젝트 초기에 중간 점검 일정을 설정하고 캘린더에 반영한다”처럼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 문장으로 적어보면 더욱 좋습니다. 글로 남긴 계획은 생각 속 다짐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나를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시도 이력서 쓰는 3단계, 도움이 되셨나요? 그런데 왜 ‘시도 보고서’나 ‘시도 기록’이 아니라 ‘시도 이력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궁금하신가요? ‘이력서(履歷書)’라는 단어는 본래 신발 자국(履)과 지나온 길(歷)을 뜻합니다. 즉 이력서란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기록한 글이라는 의미죠. 우리는 흔히 이력서를 ‘결과의 목록’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재도전의 흔적이 담겨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못한 어려움과 한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오늘의 실패도 언젠가 여러분의 발자국이 되어,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발판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권현지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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