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크고 작은 피드백을 피할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 리뷰, 상사와의 1:1, 동료와의 협업까지… 다양한 피드백이 일상처럼 따라옵니다. 그런데 같은 피드백을 듣고도 어떤 사람은 성장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받고 속상해 하고만 맙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그 차이는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 즉 내가 피드백을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불편한 피드백이라도 제대로 소화한다면 성장의 연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받은 피드백이 ‘아픈 채찍’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을까요?
내가 들은 피드백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건 누구에게나 쓰라린 일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억울함, 분노, 수치심 같은 감정이 먼저 생길 수 있죠. 그런데 이런 감정은 기억을 쉽게 왜곡시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감정과 해석을 섞지 않고, 상대가 실제로 한 피드백을 그대로 적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리더는 “PPT 디자인 스킬이 부족하다.”라고만 말했을 뿐인데, 시간이 지나면 내 기억 속에서는 ‘리더가 나더러 PPT를 성의 없이 만들었다고 하셨어.’ 등으로 변질되기 쉽거든요. 정확히 기록해 두면 왜곡을 줄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객관적으로 다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도 발견하기
그 다음 단계는 상대의 의도를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개선할 기회를 얻었다’ 보다는 ‘저 사람은 왜 날 비판하지?’라고 느끼는 게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누구나 피드백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방어하려는 마음이 올라오고, 표현 그 자체에만 집중하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업무 상황에서 주어지는 피드백은 결국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상대가 그 피드백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 준비가 부족하다”라는 말은 사실 “다음에는 회의 아젠다를 좀 더 명확히 공유해달라”는 요청일 수도, “회의 전에 나랑 먼저 상의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논의할 내용을 미리 자료로 정리해달라”는 의도일 수도 있죠. 피드백 받은 상황과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이 사람이 정말로 전달하려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를 스스로 묻는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상대의 진짜 의도에 집중할 때 배움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의 행동 변화 계획하기
마지막 단계는 실행입니다. 피드백을 듣고 수긍하는 것에서만 멈추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피드백을 구체적인 행동 변화로 연결해야 진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죠. 만약 “고객사 미팅에서 태도가 너무 소극적이다”라는 피드백을 들었다면, ‘다음 미팅 전에 질문을 최소 3개는 준비하기’, ‘의식적으로 노트북 화면 대신 담당자 바라보기’, ‘미팅 후 당일에 Follow-up 메일 보내기’와 같은, 앞으로 실천할 구체적인 행동들을 계획해 보는 겁니다.
중요한 건 내가 진짜로 실행 가능한 행동을 계획하고, 작은 변화라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작은 실천이 쌓여 내 업무 습관이 되고, 결국 나의 성장을 이끕니다. 이를 통해 피드백이 ‘상처’가 아닌,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쓴맛은 줄이고, 배움만 남기기
피드백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고, 그만큼 노력한 결과에 대한 지적은 더 아프게 다가오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 순간, 피드백을 상처로만 남길지 배움으로 바꿀지는 작은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드립커피를 내리는 과정과도 닮았습니다. 같은 원두라도 바리스타가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같은 피드백도 내가 어떻게 걸러내고 소화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불필요하게 마음을 다치게 하는 표현은 걸러내고, 그 속에서 내게 필요한 알맹이만 추출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쓴맛은 줄이고, 정신이 맑아지는 커피처럼 내게 필요한 배움만 남길 수 있습니다.
결국 피드백의 가치는 말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에 의해 완성되는 거니까요. 당신은 어떤 ‘피드백 바리스타’가 되고 싶나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권현지 전문연구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