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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실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수치를 공유하기도 하고, 메일 참조에서 중요한 사람을 빠뜨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억울하기도 하고, 무능한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되기도 하니까요. “저쪽 부서 때문에…”, “일정이 너무 촉박한 탓에…”와 같은 말이 먼저 올라오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자기방어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 번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만약 내 동료가 실수를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나 상황 탓부터 한다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까요? 아마도 ‘저 사람은 또 변명부터 하네.’, ‘매번 ‘남 탓’만 해.’ 같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사실 업무에서는 완벽함보다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절대 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필요한 조치를 제때 할 수 있고,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결국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실수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수는 특정 업무의 결과에만 영향을 미치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신뢰를 흔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기방어에 휩쓸리지 않고 실수를 제대로 인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보다 ‘상대가 알아야 할 사실’을 먼저 이야기하세요.


실수를 했을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내가 노력한 과정’을 설명하고 싶어집니다. 밤새 준비하느라 고생했고, 다른 부서에서 자료를 늦게 전달받은 바람에 검토할 시간이 촉박했다는 이야기부터 꺼내는 등 말이죠. 그래야 상대가 나를 무능한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아예 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가장 먼저 나오는 순간, 상대는 이를 ‘상황 설명’이 아니라 ‘자기 변명’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반면 유관자들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을 놓쳤고, 어떤 이슈가 발생했으며,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에 들어간 수치가 올해 자료가 아니라 지난해 자료로 잘못 공유되었습니다. 해당 수치를 수정하고, 배포 일정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처럼요. 이처럼 상대가 의사결정하는 데 필요한 사실부터 먼저 공유하면, 상대는 훨씬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노력과 과정에 대한 설명은 그 이후여도 늦지 않습니다. 말의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변호하기 급급한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책임 있게 다루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둘째, 실수를 인정하는 자리는 '책임의 비율'을 계산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업무에서 발생하는 실수는 대부분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촉박한 일정, 불명확한 역할 분담, 유관 부서의 늦은 전달 등등 다양한 원인이 겹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이런 말을 덧붙이기 쉽습니다.

 

“제 잘못도 있지만, 다른 팀에서도 일정이 늦어졌습니다.”
“제가 확인을 놓친 것은 맞으나, 처음 전달받은 자료에도 오류가 있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실수의 재발을 막으려면 여러 원인을 함께 분석해야 하니까요. 다만 실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책임의 비율을 따지기 시작하면, 대화의 초점이 문제 해결에서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를 가리는 책임 공방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실수로 생긴 문제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먼저 내가 놓친 부분을 인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원인을 함께 분석하는 편이 조직 입장에서도 훨씬 생산적인 순서 아닐까요? “제가 최종 검토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수정이 필요한 부분부터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이후 자료 전달과 검토 과정도 함께 점검해 보겠습니다.”처럼요. 책임 인정과 원인 분석은 모두 필요하지만, 같은 순간에 뒤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저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쌓는 선택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수 자체보다, 그 실수를 어떻게 다루는 사람인지를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그 신뢰는, 한 번의 실수보다 훨씬 오래 남는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권현지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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