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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현장 상황은 생각도 안 하고 또 저런 요청을 하네…”
“저 팀이 늘 자기들 편한 방향으로만 이야기하는 게 하루이틀이야?”

 

힘든 상황에서 내 편을 들어주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마 고맙고 든든할 겁니다. ‘내 답답함을 알아주는구나’, ‘내 편이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내 입장에 공감해준 것이니까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공감이 때로는 협업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흔히 공감을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감은 신뢰를 만들고,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힘입니다. 하지만 공감이 특정 사람이나 특정 집단에만 강하게 집중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비난 받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내 친구의 편에 서서 상대방을 함께 욕하게 되지 않나요? 회사에서도 비슷합니다. 우리 팀의 어려움에는 깊이 공감할수록, 다른 팀의 사정은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상대를 쉽게 비난하게 되고, 갈등도 점점 커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공감이 강해질수록, 오히려 다른 집단을 향한 적대감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공감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협업 과정에서 ‘공감의 역설’을 막고 건강한 공감을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첫째, 내가 누구에게 쉽게 공감하는지 점검하자!

 

사람은 원래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더 쉽게 공감합니다. 같은 팀, 친한 동료,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공감이 강해질수록, 나도 모르게 ‘다른’ 집단을 ‘틀린’ 사람들로 바라보게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친한 동료의 입장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그 동료에게 불편한 피드백을 주는 선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죠. 혹은 “우리 팀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타 협업 부서를 “늘 우리를 힘들게 하는 팀”으로 인식하게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에게 쉽게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최근 내가 누군가의 입장에 ‘깊이’ 공감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깊이 공감하는 과정에서, 유독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사람이나 부서는 없었는지도 함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 대상이 내가 공감의 반경 바깥에 두고 ‘남’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일 테니까요.

 

둘째, 의도적으로 관점을 넓혀보자!

 

나의 공감의 반경 밖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발견했다면, 이제는 그들에게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이 안가는 사람에게 어떻게 마음을 쓰란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그래서 여기서 필요한 것은 '마음'을 쓰는 노력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노력입니다. 즉, 상대를 억지로 좋아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할까?"를 이해해 보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까다로운 요청을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협업 부서는 정말 우리 팀을 힘들게 하려고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요? 실제로는 그 팀도 다른 부서의 압박을 받고 있을 수 있고,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역할 때문에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팀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지는 행동이, 상대 팀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책임감일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머리'를 쓰는 노력입니다. 감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대의 상황과 맥락을 함께 살펴보려는 시선이 필요한 것이죠.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상대의 행동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감정적인 적대감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협업의 시너지는 훨씬 커지게 됩니다.

 

공감은 조직에서 꼭 필요한 역량입니다. 다만 그 공감이 특정 사람이나 집단 안에만 머무를 때, 협업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 나의 공감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누구의 관점을 놓치고 있는지 돌아보며, 공감의 반경을 조금 더 넓혀보는 게 어떨까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권현지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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