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마트 캠페인] ‘도전해봐’라는 말이 잘 안 먹힌다면?
"저는 늘 후배들에게 얘기합니다. 하던 대로만 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이죠. 그런데 다들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현재에 그냥 안주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도전의 스피릿을 갖게 할 수 있을까요?”
선배들은 후배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면 뿌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래서 ‘좋아, 도전해봐’라고 격려합니다. 그런데 실제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가 않습니다. 실행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 아니냐고요? 사실 도전은 실패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 선뜻 발을 내딛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전이 실행으로 이어지려면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오히려 선배들이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글쎄, 성공할 수 있겠어?”, “잘못되면 네가 책임질 거야?”, “에휴, 아직도 그 모양이야?”, “으구, 어째 그런 결과밖에 안 나왔냐?”와 같은 말들입니다. 선배로서 염려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에 무심코 내뱉은 말들인데 이런 말을 들은 후배는 어떨까요? 아무리 단단한 의지력을 지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꺾이고 무너지고 힘들어하겠죠. 웬만해서는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어떤 말들이 필요할까요?
첫째, 수시로 가능하면 자주 해야 하는 말 “잘하고 있어”
구글 본사에서 인사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구글에서 자체적으로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고액의 연봉을 받는 고성과 엔지니어들 중 무려 67%에 달하는 사람들이 ‘조직에서 언제 잘릴지가 걱정된다’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해고를 할 가능성이 제로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해고를 두려워하고 있더란 거죠. 이에 대해 구글에서는 ‘아, 그 동안 우리가 잘하고 있다라는 인정의 언어를 쓰는 데 너무 인색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하죠.
세계 제일의 회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들도 자신의 성과에 의구심을 갖고 인정받지 못하게 됨을 두려워한다는데 나머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선배들로부터, 동료들로부터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자주 들을수록 자존감과 자신감은 올라가고 두려움은 수그러들겠죠. “뭘 잘하는 게 있어야지?” 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좋은 성과를 냈을 때뿐만 아니라 뭔가를 새롭게 시도했을 때나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일 때도 인정의 말을 들려주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새로운 도전을 할 때 해야 하는 말 “같이 해보자”
2021년 도쿄올림픽 당시, 여자배구 A조 예선에서 한국팀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4세트에서 9-15로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 작전타임이 시작됐죠. 감독의 지시와 함께 들린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주장인 김연경 선수의 외침이었죠. 그녀는 후배들을 향해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후회 없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덕분이었을까요? 경기 흐름이 바뀌었고 한국팀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만약 김연경 선수가 해보자란 말 대신 “이기자, 반드시 이기자”라고 외쳤다면 어땠을까요? 동료들은 승리에 대한 압박감, 지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조직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죠. “꼭 성공해야 해”라는 부담감이 있다면 도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같이 해보자”라는 말로 두려움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겠죠.
셋째, 도전에 실패했을 때 해야 하는 말 “그래도 배운 게 있네”
새로운 도전은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죠. 다행인 것은 많은 조직에서 이를 알고 있고 그래서 실패했다고 실질적인 책임을 지우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당사자는 심적인 부채감을 갖게 되죠. 이럴 때 필요한 말이 바로 “괜찮아, 그래도 우리가 배운 게 있잖아”입니다. 실패가 그냥 실패로 남게 되면 그 동안 들인 자원과 노력이 ‘쓸모 없는(useless)’것으로 여겨지지만 실패를 통해 그래도 뭔가 배운 게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쓸모 있는(useful)’는 일을 한 것 같아 부채감이 덜어지게 되죠. 그러니 실패의 경험은 반드시 배운 점을 짚어보는 것으로 끝맺음을 해야 합니다.
어떤가요? 그 동안 도전하지 않는 후배들을 내심 탓하고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선배님의 언어를 다시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요? 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말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두려움을 흡수하는 말을 하고 있는가? 만약 전자라면 앞서 말한 3가지 말을 더 많이 하는 도전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김미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