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마트 캠페인] 일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방법은?
“전체 일정이랑 R&R부터 정리한 다음에 착수해야 프로젝트가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겠어요?”
“지금은 현장 반응이 가장 큰 변수잖아요. 일단 시작하고 나서, 고객 피드백에 맞춰 대응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계획형인 한지은님과 유연한 업무 방식의 강민수님은 함께 일할 때마다 자주 부딪힙니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거나 미팅할 때도 서로의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죠. 한지은님은 ‘사전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강민수님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일하다 보면 누구나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느끼는 순간들이 생깁니다. 누구는 사람들과 토론하며 일단 부딪혀보는 쪽에 익숙하고, 누구는 철저한 사전 리서치를 마친 뒤에야 미팅을 요청하죠. 이처럼 나와 다른 사람과 일하다 보면 불편함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 문장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자신은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왜 이렇게 생각할까요? 왜냐하면 나의 경우, 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맥락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 여깁니다. 반면, 상대에 대해서는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고 판단하게 되니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이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예로 든 계획형 한지은님과 유연형 강민수님의 케이스로 돌아가 봅시다. 두 사람이 왜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일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려면, 각자의 ‘과거 경험’이 단서가 됩니다. 알고 보면, 한지은님은 과거 협업 부서가 많은 프로젝트에서 초반에 역할을 명확히 나눈 덕분에 큰 성과를 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전 설계’를 중요하게 여기죠.
반면 강민수님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때문에 기회를 놓친 경험 이후, 치밀한 계획보다는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만약 두 사람이 이런 맥락을 서로 알고 있었다면, 상대방의 일하는 방식을 조금 더 쉽게 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각자 가진 ‘일하는 방식’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성과를 냈던 경험, 실수 후 피드백 받았던 경험, 인정받았던 경험 등 다양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 거니까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겪어온 경험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대와의 스몰토크에서 힌트를 얻어도 좋고, 가능하다면 여러 명이 함께 각자의 일하는 방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에게 강하게 각인된 경험은 지금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크게 인정받았던 일이나, 처음 겪은 실패처럼 감정이 깊게 남은 순간일수록 개인의 업무 방식이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저 사람은 어떤 경험을 지나왔길래 저런 방식으로 일하게 된 걸까?’ 이 짧은 질문 하나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마음속 불편함이 조금은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 꼭 정답을 찾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맥락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 자체가 협업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요. 나와 일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일은, 어쩌면 특별한 계기나 거창한 이벤트 보다 오히려 이런 작은 질문에서부터 시작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HSG휴먼솔루션그룹 조미나 소장, 권현지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