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 거 아니야!? 김치가 익으면 왜 맛이 달라질까?

김장 시즌이 돌아온 요즘! 다들 김장하러 다녀오셨나요? 추운 날씨에도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모여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는 풍경이 곳곳에서 보이는데요. 정성껏 만든 김치는 처음에는 아삭하고 신선한 맛이 매력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새콤한 맛으로 변하곤 합니다.
그런데 김치는 왜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시어질까 신기하셨던 분들! 있지 않으셨나요? 이 속엔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오늘은 김치가 숙성되면서 맛이 변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1.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
김치에는 배추, 고추, 마늘, 젓갈 등 다양한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발효가 시작되면 이를 유산균이 분해해 여러 대사산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젖산과 향미 성분이 형성되며 김치 특유의 맛과 향이 완성되는데요.
특히 같은 레시피로 김치를 담가도 맛이 조금씩 다른 이유는 유산균 종류와 활동이 매번 다르기 때문입니다. 온도나 염도 같은 환경 요인도 유산균의 성장을 좌우해 발효 과정에서 영향을 주죠.

2. 시어지는 김치
그렇다면 왜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맛이 강해질까요? 김치가 발효되는 초반에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라는 유산균이 주로 활동해 신선한 맛과 향을 만드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하지만 발효가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내산성이 강한 ‘웨이셀라 코리엔시스’ 유산균이 주를 이루게 되는데요. 이 유산균이 초기에 있던 유산균을 분해하며 신맛을 내는 젖산, 초산, 이산화탄소 등을 만들어내 김치가 시어지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죠.

3. 발효의 핵심, 젖산!
젖산은 화학식 C₃H₆O₃을 가진 유기산으로, 특히 유산균이 당류를 발효할 때 생성되는 주요 산물인데요. 김치뿐만 아니라 요구르트, 사워도우 등 발효 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죠. 이 음식의 공통점인 상큼한 신맛을 바로 젖산이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젖산은 발효 식품에서 꼭 필요한 존재인데요. 젖산이 식품 속 pH를 낮춰 산성 환경을 만들면 유해 세균이나 부패를 억제해 식품의 보존성을 높여줍니다. 또한 다른 맛 성분들과 어울려 감칠맛과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4. 신김치? 요리에 딱!
그래서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에 들어가는 김치는 갓 담근 김치가 아니라 신김치를 써야 하는데요. 신김치가 요리에 들어가면 더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죠.
김치는 실온에서는 발효가 빠르게 진행되고 냉장 보관 시에는 천천히 진행되는데요. 또한 공기가 적게 닿을수록 발효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일부러 음식에 넣어 사용할 소량의 김치는 실온에 보관해 빠르게 발효시키곤 합니다.

5. 종류 별 김치 양념
김치의 종류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양념 구성도 달라지는데요. 배추김치는 고춧가루·마늘·젓갈 같은 양념이 풍부해 발효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며 새콤하고 감칠맛이 균형 있게 올라옵니다.
반면 깍두기는 무에 들어 있는 효소가 당을 만들어 유산균 활동을 촉진해, 발효가 본격 시작되면 배추김치보다 더 강하고 톡 쏘는 풍미가 특징인데요. 백김치는 고춧가루가 없어 유산균 증식 속도가 느리고 국물이 많아 산도 상승이 완만해 덜 시어집니다.
따뜻한 집안에서 김치가 익어가는 걸 바라보는 것도 겨울의 작은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김치의 신맛의 핵심이 젖산이라는 유산균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올겨울엔 잘 익은 김치로 따끈한 찌개 한 그릇 끓여 먹으며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추운 날씨에 김장하느라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금까지 휴비스였습니다.